단백질 섭취를 지금보다 더 늘리면 몸이 긴장하지 않으면서 세트포인트[각주:1]를 끌어내릴 수 있다.
단백질은 한쪽에서는 계속 만들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분해되어 재활용되거나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우리 몸은 단백질을 이용하여 조직을 재건하고 수리한다. 단백질은 각종 효소, 호르몬, 체내 화학물질의 원료로 이용된다. 하지만 지방이나 탄수화물과 달리 우리 몸은 단백질을 따로 저장해두지 않는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지방을 본격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단순한 화학공장이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다. 몸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한다. 정상적인 환경이라면 여분의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비축한다. 당연히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기아상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많이 들어오면 어떨게 될까? 근육단백의 손실이 없는 상황에서는 몸이 ‘긴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총 섭취 칼로리가 적어도 ‘기아상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몸이 살짝 속는 것이다. 비축해 두었던 지방을 끄집어내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려 해도 내 몸은 편안한 맘으로 긴장하지 않고 꺼내 쓰도록 내버려 둔다. 물론 한없이 꺼내 쓰도록 하진 않는다.
축적된 지방이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되면 내 몸은 결국 기아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긴장’하기 시작한다. 다만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하게 되면 위기상황으로 인식하여 긴장하게 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지방체중을 빠르게 감량하는 데 유리하다.
2006년에 출간한 <신인류 다이어트>에서도 단백질 섭취를 강조한 바 있다. 이 책이 출간되고 얼마되지 않아 KBS-TV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주장하는 다이어트 방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해 보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제작 여건상 기간은 2주 이내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2주 이내에 다이어트 방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겠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나도 내가 주장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자료를 추가하고 싶어 임상시험을 하기로 했다.
허리둘레 38인치 이상의 복부비만 남성 20명을 모집해서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하루 섭취칼로리는 1400kcal로 동일하게 맞추는 대신 거대영양소의 조성 비율을 다르게 했다. 그룹 A(일반저열량식)는 거대영양소의 조성비율을 탄수화물:단백질:지방 =65%:15%“20%로 맞추고 그룹 B(단백강화식)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 45%:30%:25%로 맞추었다.
1주일 동안 매일 섭취한 세 끼니 식사를 사진을 찍어서 식사일기와 함께 인터넷에 올리게 했고 나와 영양사가 매일 점검하면서 지침을 내려줬다. 연구기간 동안 그룹 A에서 한명이 탈락했고 1주일 후 식사일기를 분석하여 매일 지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1200kcal 미만으로 섭취한 사람들 4명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그룹 A 6명, 그룹 B 8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